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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없는 자기만의 주장들 [한라일보] 사라봉은 표고 148.2m로서 제주항 동쪽 바닷가에 접한다.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고전에 사라악(沙羅岳), 사라봉(沙羅峯), 사라악(紗羅岳), 사라(沙羅), 사라봉(紗羅峰), 사라봉(紗羅峯)으로 표기하였다. 검색된 지명 표기는 고유어 사라, 한자표기 사라(沙羅)와 사라(紗羅)다. 고유어 '사라'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 사라봉과 별도봉. 오른쪽은 사라오름, 왼쪽은 별도봉이다. 제주항에서 촬영. 김찬수 사라봉은 마치 쌍둥이처럼 붙어 있는 별도봉과 대비가 된다. 멀리서 바라볼 때 별도봉과 달리 봉우리가 돌출한 산이다. 별도봉은 표고 136m, 정상에서 북측 바닷가로 뻗어 내린 등성이가 깎아지른 벼랑으로 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전에 '별도악(別刀岳)', '화북악(禾北岳)', '화북악(化北岳)', '별도봉(別刀峰)', '별도봉(別道峰)'으로 표기했다. 이처럼 이름이 다양한 것은 그 이름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신하기 어려워 발음하는 대로 따라 적으려니 이렇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별도봉을 한국지명유래집에는 "베리오름이라고도 하는데, 베리는 바닷가의 낭떠러지를 뜻하는 벼루의 변음이라는 설이 있다"라 했다. 이와는 달리 "'별도(別刀)'나 '화북(禾北)' 등의 음성형은 '벨도' 또는 '벳뒤'를 나타내기 위한 한자 차용 표기이기 때문에 음성형이 '베리'와 거리가 있다. '베리'는 '벨도'의 변음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있다. 모두 다 근거 없는 자기만의 생각일 뿐이다. ![]() 별도봉 북측 바닷가에는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 있다. 김찬수 '별도오름'은 '별도+오름'이 아니라 '별+도+오름'이다. 우선 '별'은 현대국어 '벼랑'의 조상형이라는 것은 이미 밝혔다. '별ㅎ' 혹은 '별'에서 '벼랑'이 나왔지만, 지명에서는 벼로/벼루/벼리/벼ᄅᆞ/비러/비레/비례/빙애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제주어에서는 좀 더 분화해 '벼-'를 '베-'로 발음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벼락을 베락, 별로를 베랑, 벼룩을 베룩, 벼르다를 베르다, 벼루를 베리, 벼슬을 베슬하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별-'은 '벨-'로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별(星)은 벨, 별미를 벨미, 벼라별을 베라벨 하는 식이다. 따라서 이 오름 이름이 '베리오름'인 것은 '벼리오름'으로 소급되므로 자연스럽게 해결됨을 볼 수 있다. 벼랑오름이란 뜻이다. 본 기획 뎌리벼리오름, 베릿내오름을 참조하실 수 있다. 그럼 '별도오름'인 것은 왜일까? '별'은 벼로/벼루/벼리가 축약한 형태이므로 '벼랑+도+오름'이 된다. 이 오름의 표기에서 별(別), 악(岳)과 봉(峰)을 빼면 각각 '도(刀)', '화북(禾北)', '화북(化北)', '도(道)'가 남는다. 그중 '화북'의 '화(禾)'는 '화'라고 읽지만 뜻은 '벼'이다. '벼'는 제주어로 '베'라고 발음하므로 훈음을 빌려 적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別(별)'과 같은 뜻이다. '북(北)'은 '북녘' 외로 '뒤'라는 뜻으로도 쓴다. 그러니 '화북(禾北)'이란 '벳뒤'를 표현하고자 쓴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은 한자의 음을 빌려 적은 것으로 인식하고 '화북'으로 읽고 있는 것이다. '화북(化北)'은 '화북(禾北)의 다른 표기이다. 다만 '베'라는 발음을 적기 위하여 '화(禾)'를 쓴 것인데 이 글자를 오래전부터 '화'로 읽어온 언어습관으로 인해 그 발음을 살려 썼을 것이다. 화북동의 지명은 이렇게 기원했다. ![]() 화북동, 이 지명은 별도봉에서 기원했다. 별도봉에서 촬영. 김찬수 봉우리, 벼랑과 ᄃᆞᆯ 이제 여기에 사용한 '北(뒤)'을 포함해 '도(刀)', '도(道)'만이 남는다. 인근 벨돗개를 표기한 한자 지명을 보면 '별도포(別刀浦)', '별량포(別梁浦)', '화북포(禾北浦)', '성량포(星梁浦)' 등이 검색된다. 이 '별량포(別梁浦)'와 '성량포(星梁浦)' 역시 '別(별)'과 '星(성)'은 같은 말임을 알 수 있다. 벼랑을 나타내는 '별'을 나타내고자 동원한 것이다. 여기서 나머지 '梁(량)'이라는 글자가 어떤 암호를 숨겨놓은 마지막 한 글자다. 량(梁)이란 훈몽자회에는 'ᄃᆞᆯ 량'으로 나온다. 바로 이 훈음 'ᄃᆞᆯ'이라는 말이 핵심이다. 이 양(梁)이라는 글자는 특히 백제계 지명에서 출현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글자로 진(珍), 등(等), 월(月) 등과 함께 여러 지명에서 모두 산(山)과 령(嶺)에 대응하여 쓰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현대국어의 발음을 그대로 적은 것이지만 실은 梁(양)은 'ᄃᆞᆯ', 珍(진)은 '돌', 等(등)은 '들', 月(월)은 'ᄃᆞᆯ'과 같은 발음을 빌려 쓴 글자다. 모두 'ᄃᆞᆯ'을 표기한 것이다. 위가 평평한 지명에 쓰인다. '별량포(別梁浦)'와 '성량포(星梁浦)'의 梁(양)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놀랍게도 모두 다 '벨ᄃᆞᆯ개'로 소급되어 버리는 것이다. '벼랑으로 된 산을 배후로 하는 개'가 되는 것이다. ![]()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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