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라산 구상나무.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멸종위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는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 해에 오히려 속이 빈 씨앗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를 100그루를 대상으로 종자 충실률(充實率)을 엑스레이로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구상나무는 3년 주기로 결실량(열매가 맺힌 양)이 증감하는 현상을 보였다. 2022년과 2025년에는 열매가 많이 맺혔지만 2023~2024년과 올해에는 결실량이 전년의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열매가 많이 맺힌 2025년에는 종자 충실률이 30∼40%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엑스레이로 찍었을 때 씨앗 내부가 하얀색으로 꽉 차 있으면 ‘충실하다’,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부분이 보이면 충실하지 못한 것으로 분류한다. 세계유산본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열매가 많이 맺히면 양분이 분산돼 종자 내부에 배(씨눈)가 차지 않는 빈 종자 비율이 급증하는 자원 희석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자 건전성은 해발고도와 입지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해발 고도 1600m 지대인 성판악·왕관릉·방애오름에 자생하는 구상나는 열매가 많이 열린 해에 한 그루당 300개 안팎으로 개화하면서도 충실률을 50∼60% 이상 유지해, 한라산 구상나무 집단의 핵심 종자 공급원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교적 고도가 낮은 영실·큰두레왓 일대 구상나무와 기후 스트레스가 극심한 성판악 최상부(1800m) 구상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린 해에도 개화량이 40∼60개에 그쳤고, 충실률도 20∼30%대에 머물러 스스로 숲을 되살리는 능력을 잃은 쇠퇴 지역으로 진단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분석을 토대로 구상나무 보전 전략을 다각화 할 계획이다. 종자 채취 방식부터 이원화해 열매가 풍년일 때는 저고도 우세목에서 유전자원을 다량 수집하고, 흉년·평년에는 고고도 건전목에서 알맹이가 꽉 찬 고품질 종자를 집중적으로 수집해 종자 은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형은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열매의 겉모습만 보던 데서 나아가 씨앗 속이 실제로 차 있는지까지 따져 한라산 구상나무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과학적으로 짚었다"며 "발아와 어린나무 정착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쌓아 한라산 아고산대 침엽수림을 지키는 보전 지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