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말(馬)의 섬'으로 불려 온 제주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이달 14일 개막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의 테마전 '말(馬)로 전해 듣는 제주'에서다.
이번 전시는 올해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예로부터 제주의 역사와 함께해 온 말의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말은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생업 구조 속에서 제주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존재이자, 제주섬의 삶을 지탱해온 중요한 동반자였다. 말은 밭을 일구고 물자를 나르는 노동력인 동시에 공동체의 생존과 질서를 떠받치는 경제적 존재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제주인들의 일상생활과 노동, 의례 전반에 깊이 관여해 온 말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는 '말(馬)로 읽는 제주사(濟州史)', '말(言)이 필요 없는 제주 말총공예', '말(馬)로 나라를 구한 영웅들', '말(馬)을 잘 아는 목자(牧子), 테우리' 등 4개 주제로 나뉜다.
우선 제주가 '말의 섬'으로 불려 온 역사적 맥락을 출토 유물과 문헌 기록을 통해 짚어본다. 궤네기굴과 곽지패총 등지에서 확인된 말 뼈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제주마의 기원을 살펴보고 고려시대 제주 명마의 진상과 탐라목장의 설치, 조선시대 관영 목장인 10소장의 운영과 말 진상 체계, 1930년대 근대식 마을공동목장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제주 말의 생산·관리 체계가 이뤄진 역사적 과정을 다룬다.
말의 신체 일부인 말총을 활용한 제주 고유의 공예 문화의 미학적 가치와 현대적 전승 사례도 조명한다. 갓의 총모자, 망건, 탕건 등 전통 말총공예품과 함께 제주 출신 장다혜 작가의 2022년 스페인 로에베 공예상 수상 작품을 선보인다. 또 최근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가상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의 갓과 한복 착용 장면이 해외에서 주목받은 사례 등 제주 말총공예가 K-컬처 속에서 재조명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어 조선시대 대규모 말을 헌납해 국가 재정과 군사 체제 유지에 공헌한 '김만일'을 비롯해 한국전쟁 당시 탄약 수송 임무를 수행하며 전투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제주마 '레클리스'의 사례 등 제주말을 통해 국가 위기 극복에 기여한 역사적 사례를 들여다본다. 더불어 제주 전통 목축 문화를 이끌어 온 '테우리'의 일상을 절기별로 살펴보며 점차 사라져 가는 제주 목축 문화의 생활사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전한다. 전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한라일보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