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26년 사회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AI(인공지능)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산업과 일상 영역에서 AI 활용의 확산과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게 체감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22년 Chat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몇 번 사용해보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안심했는데, 불과 3년 사이 기술 발전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AI 열풍과 함께 또 다른 거대한 변화로 빼놓을 수 없는 현실은 인구고령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제주는 2025년 11월 말 기준으로 공식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두 사회 흐름은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있다. 우선 오래전부터 예견된 사실이라는 점이다. AI의 핵심 기술과 개념은 1950년대부터 정립·논의돼 왔고, 당시 전문가들은 미래에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이미 상상했다. 초고령사회 역시 인구 구조 변화를 통해 예견됐던 미래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 이후 출생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고령화를 예상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령사회 대응의 중요성을 꾸준하게 강조해 왔다. 이처럼 예견된 미래는 현실이 돼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AI가 없는 사회, 그리고 고령화 이전의 사회로 돌아갈 수 없다.
두 사회는 기존의 익숙했던 사회 시스템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도 닮았다. AI는 노동시장과 산업 현장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고,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초고령사회 역시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는 연령대가 상향되면서 도시 환경, 고용 구조, 연금과 돌봄 제도 등 기존 사회를 유지해 온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회가 위기와 기회라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읽고, 이에 적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이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이다. 반면 기술적·사회적 변화에 준비되지 않은 개인은 준비된 이들과의 삶의 격차가 벌어지고 사회적 소외라는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회의 변화 속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가치가 한층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신하고, 고령인구가 다수가 되는 세상일수록 서로를 공감하고 돌보는 마음과 존엄하고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 기술은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돕는 조력자가 되고, 초고령사회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은 AI와 융합해 인간다움의 가치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술과 고령화가 충돌하는 시대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공존을 설계하는 전환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거대한 두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제주도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누리는 미래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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