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가 시행하는 풍력자원 개발 사업 이익공유제도의 핵심 재원인 공유화기금이 위법하게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특별자치도 의뢰로 제주 풍력발전 조례 정비 방안을 연구한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12월29일 연구 용역 최종보고서를 통해 풍력 이익공유제 시행 방식에 "법적 문제점이 존재한다"며 "기부금을 내용으로 하는 이익공유는 위법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익공유제의 핵심은 개발 이익을 지역 사회와 나눠 갖는 것이다. 제주특별법은 도지사에게 풍력 자원을 공공 자원으로 규정해 관리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이 법을을 토대로 지난 2013년 풍력 조례를 개정해 '이익 공유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이어 2016년 '풍력자원 공유화 기금 조례'(이하 기금 조례)를 제정해 구체적인 기금 조성 방식과 쓰임새를 규정했다.
풍력개발 이익 공유 재원은 기금 조례에 따라 도 출연금과 에너지공사 이익배당금, 개발이익공유화계획에 따른 기부금 등으로 조성되며, 도는 해당 재원을 활용해 에너지 취약 계층의 전기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중 문제가 된 것은 '개발이익공유화계획에 따른 기부금'이다.
제주도는 고시를 통해 따라 풍력발전단지 응모 기업에게 '개발 이익의 몇%를 기부금으로 낸다'는 식의 공유화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 풍력 조례는 풍력발전지구 연장 여부를 심의할 때도 이런 계획을 제출 하도록 의무화했다.
용역진은 이같은 기금 조성 방식이 사실상 강제 기부에 해당해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부금품법은 '모집자는 다른 사람에게 기부금품을 낼 것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자치단체에 대해선 기부금품을 단순 모집해 전달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기부를 받을 수 없게 제한하고 있다.
용역을 수행한 강주영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사업자가 이익공유화 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출한 뒤 이 계획에 따라 공유화 기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는 강제 기부로 볼 수 있다"며 "또 도는 단순 기부금품 모집자 역할을 떠나 공유화 기금을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쓰고 있어 모집 주체 제한 규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은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 공모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다.
국내 공기업인 중부발전은 지난해 10월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 공모에 단독 응모했지만 2차 평가 때 필요한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 등을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아 해당 공모는 지난달 최종 유찰됐다.
중부발전은 매년 1300억웍 이상 지급해야 하는 이익 공유 기금에 부담에 느껴 중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모를 진행한 제주에너지공사는 제주 바람을 이용해 개발에 나서는 대가로 연간 최소 1300억원 지급을 참여 조건으로 내걸었다.
제주도는 이같은 개발이익 공유 조건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용역 결과를 이미 지난해 말 확인했음에도 당시 공모를 진행한 에너지공사에 이런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에너지공사를 관리 감독하는기관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부금품 위반 소지가 있다면 유찰 전에 공모 절차부터 중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결과적으로 중부발전이 포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반면 강 교수는 "추자해상풍력 사례에 봤듯이 강제 기부 방식의 이익 공유화 계획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풍력자원 이익공유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조례 개정에 나서 '기부금'으로 규정된 조문을 협력금 등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위법 논란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또 관계부서와 협의해 제주특별법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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