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집단적 인격 상실 시대

[장수명의 문화광장] 집단적 인격 상실 시대
  • 입력 : 2026. 05.26(화) 02:00  수정 : 2026. 05. 26(화) 07:05
  • 장수명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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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얼마 전 뉴스에서 선생님이 학생이 준비한 생일케이크 한 조각을 나눠 먹었다가 신고당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며칠 전, 스승의 날에 학생들로부터 케이크를 받고도 학생 수만큼 케이크를 잘라주고 정작 선생님은 한 조각도 먹지 않았다는 글이 올라오고, 학생이 만들어준 키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에 올렸다가 신고당했다는 글까지 읽고도 믿지 못할 기사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제지간이라는 말은 이제 옛 문헌에서나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단 말인가? 씁쓸하기 짝이 없는 뉴스였다. 선생님을 신고하는 제자, 제자를 믿지 못하는 선생님.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게다가 케이크 한 조각을 먹고 신고당한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정서는?

스승의 날이라서 준비한 케이크인데 정작 당사자인 선생님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제자들에게만 32조각, 27조각을 잘라서 나눠주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은?

무엇보다 이 모든 당사자인 그 아이들에게 심리상담치료가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습들을 바라본 아이들 모두 마음속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았을까?

이런 사회현상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곧 집단적 인격 상실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매스컴을 통해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현상들을 직면하노라면 지금 우리는 무엇보다 자정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대중을 선도하고 이끄는 단체나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 18일 왜곡된 애국심인지, 아니면 오만한 상술인지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책상에 탁'은 정말이지 기절초풍할 프로모션이 아닌가?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서 대중을 향해 어떤 식의 프로모션을 펼칠 수는 있다. 하지만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우리 현대사의 핵심사건 중 하나다. 하물며 수많은 사람이 국가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던 사건을 상술로 추락시키며 폄하한 것은 대중들로부터 지탄받고 외면받아 마땅한 일이다.

게다가 1987년 1월 서울대학교 3학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국민들을 그해 '6월항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분출되게 만든 도화선이었던 참담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을 상술로 폄하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참혹한 사안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처럼 무모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는지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또한 정치권에서 진영 논리로도 이념 논리로도 설명될 수 없는 사안임에도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비유를 덧붙이며 앞다퉈 정치적 논쟁으로 삼는다는 것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8일 후면 6·3 지방선거다. 우리의 주권 행사를 철저히 해서 제 밥그릇만 챙기는 정치인을 발본색원하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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