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일곱번째 사려니숲 전경. 한라일보DB
생물권보전지역 한라산 동쪽 자락 가로지르는 15㎞ 숲길1년에 닷새만 열리는 ‘물찻오름’… 8개 코스로 숲길 걷기열린무대선 숲속의 작은 음악회·숲체험 등 프로그램 다채
[한라일보] 6월, 숲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열여덟 번째 이야기를 써 내려갈 '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이 열려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한 사려니숲길은 '신성한 숲'이라는 뜻을 가진 제주어 '사려니'라는 이름처럼 그 기운을 품은 채 신록의 짙음을 더해가고 있다.
ㅣ 제주의 숨은 비경 '사려니숲'
사려니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평균 고도 500~600m에 위치해 한라산 동쪽 자락을 가로지르는 숲길로, 길이는 15㎞에 이른다.
유네스코가 2002년 지정한 제주생물권보전지역에 속한 사려니숲길에는 삼나무와 졸참나무·서어나무·때죽나무·편백나무·산딸나무·참꽃나무 등 다양한 수종과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매·팔색조·참매 등이 서식하고 있다.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과 제주시가 뽑은 '제주의 숨은 비경 31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해 열일곱번째 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 한라일보DB
'자연'과 '치유'. 이 두 단어에 잠시나마 마음이 흔들렸다면 이번 주말 이곳 사려니숲길을 찾아보면 어떨까.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길위원회가 주관해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사려니숲길에서 열리는 '열여덟 번째 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에 찾아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2008년부터 자연휴식년제 오름으로 지정돼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물찻오름'이 한시적으로 개방된다는 점이다. 물찻오름에선 약 3582㎡(1083평) 규모의 화구호로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습지를 마주할 수 있다. 제주도가 지정한 제1호 습지보호지역인 물찻오름습지다. 이 습지에는 매,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며 경관적·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물찻오름은 사전 예약자만 탐방할 수 있다. 행사가 열리는 5일 동안만 개방되면서 물찻오름 탐방을 하려는 신청자들이 몰려 이미 사전 예약이 끝난 상태다. 하루 6회 25명씩, 5일간 총 30회 750명의 탐방객을 받기 위해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신청 첫날인 지난 11일 모두 마감됐다.
ㅣ 비자림로부터 사려니숲길까지
물찻오름을 보지 못한다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사려니숲길에는 8개의 탐방코스가 마련돼 있어 골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일곱번째 사려니숲 에코힐링체험. 한라일보DB
서귀포시 표선면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구(남조로 99번도로)에서 출발할 경우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편도 14㎞ 코스 ▷비자림로까지 편도 10㎞ ▷물찻오름 입구까지 편도 5.2㎞ ▷시험림길(이승악탐방휴게소)까지 편도 17.2㎞다. 비자림로(1112번도로)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출발할 경우 ▷사려니오름까지 편도 17㎞ ▷남조로까지 편도 10㎞ ▷물찻오름 입구까지 편도 4.8㎞ ▷시험림길에 이르는 편도 17.6㎞를 걷는 코스다.
이들 숲길 가운데 한라산둘레길 6구간에 위치한 시험림길(이승악탐방휴게소 출발)도 이번 행사 기간에 특별 운영되는 코스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산림생태 연구를 위해 관리하고 있는 구간으로, 울창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경관과 풍부한 산림생태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숲길이다. 모든 코스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기상악화땐 탐방이 제한될 수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사려니숲길 붉은오름 입구로 들어서 조금 걷다 보면 숲 안에 공연장인 '열린무대'를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선 행사 기간 동안 숲속의 작은 음악회, 숲체험 프로그램, 참여형 체험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숲속의 작은 음악회'는 사우스카니발, 클래지팝콘, 위티, 타지, 디어, 루다 등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사한다.
숲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춤추는 평등부부' 김봉진·현경희 부부가 강사로 나서는 '생태 춤 명상', 나무조각으로 곤충을 만드는 '생태 공방', 무장애 나눔길에서 차담·명상·시낭송 등이 펼쳐지는 '사려니숲 치유 프로그램', 나무·이끼·숲길 등 자연요소를 활용한 포토존을 구성하고 사진 구도와 스토리텔링 등 촬영기법 강의를 진행하는 '미니 사진 클래스'등이 운영된다.
더불어 청소년·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함께 한라산둘레길을 걷는 '사려니숲 아카데미', 나무키링에 원하는 색상을 칠해 나만의 기념품을 완성하는 컬러링 체험인 '나무 키링 만들기', 소원 리본 달기, '1년 후 나에게 쓰는 메시지' 등 사려니숲의 특색을 살린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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