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진의 '억새'(2025). 제주현대미술관 제공
[한라일보] 박광진 화백이 제주에 첫발을 디딘 해는 1964년. 목포에서 배를 타고 처음 제주에 닿은 그는 이후 서귀포, 성산 해안, 오름, 한라산 등을 꾸준히 화폭에 담았다. 그의 작품 중 60% 이상이 제주도 풍경화라고 한다. 2006년에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1호 입주 작가로 제주에 둥지를 틀어 문화예술인마을 조성에 기여했다. 그가 제주에 기증한 149점의 작품은 제주도립 제주현대미술관 개관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114점을 추가로 기증(본보 7월 24일자 9면)했다.
제주현대미술관이 이들 기증품 중에서 박 화백의 주요 작품을 골라 특별전을 연다. 오는 11월 6일부터 미술관 1~2 기획전시실에서 펼치는 '박광진: 마주한 자연'이다.
이 전시에서는 제주와 박광진 화백의 60여 년 인연을 들여다보고 그의 예술적 성취를 조명한다. 아카데미즘 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초기 작품에서 제주 자연을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구상과 추상을 접목한 근작까지 50여 점을 볼 수 있다.

박광진의 '제주 풍경'(1965). 제주현대미술관 제공
섬세하고 부드러운 붓질로 서정적인 화면을 구축해 나갔던 작가에게 제주 유채와 억새는 작업의 전환기를 만든 소재다. '자연의 소리' 연작을 통해 자연의 움직임, 바람 등 촉각·청각적인 감각들을 화면에 구현하며 구상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했다. 나아가 익숙한 형태의 풍경이 사라진 자리에 가느다란 수직선을 도입해 추상과 구상이 하나의 화면에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선보였다. 구상과 추상이 어울린 작품들은 새로운 풍경이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자연의 속삭임과 숭고함을 드러낸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개막식은 11월 6일 오후 3시. 미술관 측은 "한평생 자연과의 대화로 일궈 낸 박 화백의 예술 여정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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