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위성곤 도정이 출발한 지 2개월이 지나간다. 지난 도정의 정책 재평가를 토대로 위 지사의 비전을 담은 공약에 대해 다양한 시선과 기대가 존재한다. 위 도정은 핵심 공약으로 '제주 AX 대전환'과 '에너지 주권', 그리고 '민생경제회복'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공약이나 세부공약에 대해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직면한 현실의 문제와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내용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기후·에너지문제의 경우 공학기술적 접근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 기후·에너지 공약을 구현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도시와 건축영역에서의 접근이 오히려 파급효과가 크다. 좁게 보면 에너지문제에 관해선 주택부문에서의 에너지소비와 탄소배출이 크기 때문에 건축설계에서부터 시공, 관리에 이르기까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넓게는 녹색도시와 직결돼 한라산-중산간-하천 생태관리와 연계되고 도시의 경관과 주민생활공간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에너지 문제는 좀 더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례와 정책이 각 부서별로 산발적이고 파편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은지, 집행예산이 적절한지, 정책의 정교함과 연계성·체계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각과 점검을 토대로, 과거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보다는 자원을 집중하고 활용하는 방식, 구체적으로는 제주형 블루그린그리드를 통한 공간재편, 지역기반의 돌봄 체계를 위한 서비스공간의 재편, 공간재편과 연계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이를 주도할 총괄건축가제도를 행정조직 내에 체계화하고 적극 운영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위 도정 초기에 정리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오영훈 도정 때 서둘러 추진한 고도완화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고층완화 변경신청이 이뤄지고 있고 언젠가는 읍면지역까지 고층건축물이 들어설 가능성도 높다. 위 도정에서 이에 대해 진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건축계에서는 서귀포관광극장 철거논쟁도 큰 이슈다. 단순한 건축물 철거의 문제가 아니라 이중섭미술관의 위상과 기능에 관련된 문제이자 지역주민의 오랜 기억과 직결된 문제다. 게다가 최근의 탑동해변공연장 철거문제 역시 지역사회의 이슈다.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임에도 원도심과 신항을 연결하는 재생 프로그램,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체계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다. 25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불확실한 프로그램으로 포장된 사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건축계는 서귀포관광극장과 탑동해변공연장과 같은 사업의 추진과정과 개발방식을 위 도정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철학의 시험대로서 주시하고 있다. 4년이라는 도민과의 약속기간이 있는 만큼 공약의 실행가능성과 보완, 제주미래와 관련된 도시·건축의 현안 해결을 기대해 본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