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지난 6일 열린 제9회 지방선거 제주지사 후보 경선 합동연설회. 왼쪽부터 기호1번 위성곤, 기호2번 오영훈, 기호3번 문대림 후보. 델리민주TV 캡처
[한라일보]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경선에서 탈락한 오영훈 지사가 도정 복귀 전날 위성곤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사실상 표명하면서 결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오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직무에 공식 복귀한 뒤 오전 11시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일찍 대리인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주지사 예비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
앞서 오 지사는 전날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위성곤 후보와 비공개 만남을 가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단 한 번도 도민을 배신하지 않으며 10년 동안 묵묵히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의 불을 밝혀온 위성곤 의원이 진짜 일꾼의 모습으로 도민들에게 다가가길 기원한다"며 사실상 위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정치권에선 오 지사의 이같은 SNS 활동이 지사 직에 복귀한 시점부터는 선거 중립 의무로 인해 정치인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지 못하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으로 전환되기 직전 개인 SNS에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공직선거법 저촉 가능성을 피하는 동시에 자신의 지지자들이 위 후보로 결집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선 공직자의 선거 중립 의무를 감독·관리해야 할 현역 단체장이 직무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이같은 정치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제주도는 이날 오 지사가 간부회의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본보가 파악한 결과 오 지사는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제시된 정부 정책에 대한 차질 없는 이행을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통상 선거 국면에서 강조되던 공무원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한 공무원은 "지사가 전날 그런 (위 후보 지지) 메시지를 내놓고, 선거를 뛰다가 도정에 복귀했는데 공직자들 앞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말하는 것이 자기 스스로도 '아이러니 하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오 지사와 위 후보 간 연대는 위 후보가 오 지사 측 선거 조직을 흡수하는 것으로 이미 공식화했다. 오 지사 선거준비사무소에서 정책·공보 라인을 구성하던 전직 별정직 공무원 등 캠프 관계자들은 13일 위 후보 선거 캠프 쪽으로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선의 변수 중 하나는 오 지사 지지자 표심을 어느 후보가 얼만큼 흡수하는지이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3인방' 지지율은 경합 양상을 보였다.
문대림 후보도 세력 확장을 위해 남은 기간 오 지사 측과 연대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있었지만, 위 후보와 오 지사가 발빠르게 결합에 나서며 문 후보 측은 연대보다는 자신의 지시세력을 공고히 하고, 부동층을 공략하는데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문 후보는 SNS에 글을 올려 "곁눈질 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겠다"며 독자 노선을 시사했다.
문 후보 측은 전날 보도자료에선 이들의 연대가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오 지사를 향해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었다.
25% 감산 페널티도 변수다. 문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도 본경선 때처럼 득표수의 25%를 감산 당한다. 반면 위 후보는 감점 없이 결선을 치른다.
두 후보의 합산 득표수를 100표로 가정할 경우 문 후보가 페널티를 극복하기 위해선 58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럴 경우 문 후보의 득표율은 43.5%로 조정돼 42%를 얻는 위 후보를 제칠수 있다.
그러나 문 호부의 득표수가 57표 이하라면 그의 득표율은 42.75%로 떨어져 43%를 획득한 위 후보가 승리한다.
한편 오는 16~18일 실시되는 민주당 제주지사 결선은 본경선처럼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안심번호 선거인단(일반 시민) 투표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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