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7)모두를 위한 안전

[2026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7)모두를 위한 안전
재난 속 '보이지 않는 장벽' 비판적으로 읽기
  • 입력 : 2026. 07.22(수) 03:00  수정 : 2026. 07. 22(수) 06:21
  • 미디어교육연구회 'ON'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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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뉴스의 행간에서 찾는 '포용적 안전'
모두가 존중받는 안전 디자인·일상에서 실천



[한라일보] 기록적인 폭염이 도심을 집어삼키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디어는 연일 기상 특보를 쏟아내며 대피 명령을 내리고,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은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을 울리며 긴급 재난 문자를 배달한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풍경 속에서 대다수 매체는 재난을 자연의 거대한 위력 앞에 인류가 공평하게 마주한 '자연재해'로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장애인 전문 언론사에 실린 오피니언 칼럼의 글은 미디어가 구축한 이 거대한 당연함의 장벽 뒤에 숨은 가장 날카롭고도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뉴스가 말하는 대피의 기회와 안전의 조건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칼럼의 첫 문장은 우리의 안일한 시선을 세차게 흔든다. "기후위기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온다고 해서 그 피해까지 평등한 것은 아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발생하지만, 그 재난을 견디고 살아남는 조건은 사람마다 다르다." 결국 재난은 자연현상으로 시작될지언정, 그 피해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철저히 사회적 조건이라는 뜻이다.

이 묵직한 텍스트를 들고 교실에서 중·고등 청소년들과 함께 '뉴스 슬로우 리딩'의 일곱 번째 문을 열었다. 단순히 뉴스를 빠르게 소비하는 것을 넘어, 활자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불평등의 구조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시선으로 추적해 보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국가가 발송하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받으면 우리는 직관적으로 행동 요령에 따른 안전한 대피를 떠올리죠. 그런데 이 단순하고 당연해 보이는 문장들이 사회적 약자나 이동 소수자들에게도 똑같은 무게의 안전망으로 읽힐까요?"

질문이 교실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더니, 이내 청소년들의 날카로운 통찰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미디어 보도의 맹점을 매섭게 짚어냈다. "뉴스에서는 무더위 쉼터나 학교 체육관 대피소의 위치만 보여주지, 그곳에 경사로가 있는지, 전동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는 동선이 확보되어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계단과 높은 문턱으로 가득한 대피소라면 누군가에게는 그곳이 안전지대가 아니라 또 다른 거대한 절벽인 셈이죠."

뒤이어 다른 학생이 정보 접근성의 차단 문제를 제기했다. "텍스트 중심의 재난 문자는 시각 정보에 의존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무용지물이고, 자막이나 수어 통역이 배제된 긴급 속보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험 속에 고립시키는 단절의 벽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복잡한 대피 절차를 담은 안내문 자체가 또 하나의 장벽이 될 것 같아요."

이 수업의 목적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소수자를 단순히 '재난의 나약한 피해자'나 '사후에 구호 물품을 받아야 하는 동정의 대상'으로 박제하는 미디어의 시선을 깨뜨리는 데 있었다. 칼럼니스트가 강조하듯,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기후정의(Climate Justice)'의 관점에서 장애인의 안전은 시혜나 배려의 영역이 아니라 엄연한 '생존권'이자 '시민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해결책은 재난이 발생한 뒤 임시방편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수동적 프레임이 아니다. 재난 안전 체계와 대피 매뉴얼을 수립하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신체 조건과 이동 능력을 가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반영하는 '포용적 재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본질이다.



슬로우 리딩을 마칠 무렵, 청소년들의 시선은 이미 미디어가 보여주는 화려한 기상 그래픽 너머, 자신들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지역사회 공동체로 향해 있었다. 우리 학교의 대피로는 안전한가,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재난 안내는 친절한가, 우리 동네 대피소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기준에 부합하는가.

이제 우리는 뉴스 속 재난을 단순한 자연재해로만 바라보는 시선의 게으름을 매주 멈추어야 한다. 재난이 닥쳤을 때 누가 더 위험한 벼랑 끝에 내몰리는지, 왜 그 피해의 크기가 불평등한지를 끊임없이 묻고 미디어 텍스트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미디어가 던지는 차가운 활자들 사이에서 포용과 환대의 숨통을 틔우고, 재난 앞에서의 연대를 실천하는 주체적인 시민을 길러내는 일. 그것이 이 시대 우리 교실이 텍스트를 느리게 읽으며 완성해야 할 가장 다정하고도 강력한 문해력의 가치다.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 'ON'>

수업 계획하기

▶수업 대상: 청소년(중·고등학생) 및 미디어 리터러시 학습자

▶수업 주제: 재난은 모두에게 오지만, 그 문턱은 평등하지 않다(기후위기 뉴스의 행간에서 발견한 '포용적 안전')

▶활용 자료: 불평등한 기후 재난 관련 기사 및 뉴스 슬로우 리딩 4단계 통합 활동지

▶수업 성취 기준

-기후위기 뉴스를 다각도로 분석해 신체적·사회적 조건에 따른 재난의 불평등성과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배리어프리 대피소와 다원화된 안내 방식을 직접 상상·디자인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

▶활동 단계

▷도입: 핵심 문장 및 요약 분석을 통한 기사 분석

▷전개: 포용적 안전 디자인하기

[활동 1] 핵심 키워드 찾기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오는 현실을 파악하고, '기후위기', '불평등한 재난', '포용적 안전'이라는 3가지 핵심 키워드를 도출

[활동 2] 보이지 않는 장벽 찾기

-재난 상황별로 사회적 취약계층이 마주하는 구체적인 '구조적 장벽'과 그 위험성을 심층 분석하기

[활동 3] 포용적 안전 디자인하기

-다양한 방식의 재난 안내 상상: 직관적인 '쉬운 글+그림', '수어 영상' 매칭, 시각 소외를 막는 '음성 안내(여러 언어 지원)', '빛·진동 알림', 상세 정보 접근을 돕는 'QR코드 제공' 등을 제안하기

▷정리: 우리 동네 안전 선언문 만들기

[활동 4] 우리 동네 점검 및 환대의 실천 선언

-학교와 동네의 대피소 환경을 5가지 점검 항목으로 직접 체크해 보고 부족한 점과 개선안을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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