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독거 말고 동거…"생판 남들과 산다"

제주에서 독거 말고 동거…"생판 남들과 산다"
제주문예재단 퇴직 조선희 에세이 '나이 60…'
남남이던 네 가구 다섯 명 한 지붕 아래 삶
오는 31일 제주문학관서 출판 기념 북토크
  • 입력 : 2026. 07.22(수) 09:1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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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한라일보] "서로의 속도와 방식은 다르지만 그걸 애써 바꾸려 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서로 조율하면서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게 우리의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다."

여기, 스스로를 '무연고 우연 가족'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혈연, 지연, 학연 그 어느 것 하나 겹치지 않는 남남이 만나 '가족'이 됐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보도 듣도 못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여길 테지만 그들은 말한다. "남이어서 어려운 게 아니라 남이어서 오히려 나은 점도 많다."

조선희의 에세이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샘터사)는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60대 맏언니에서 그와 띠동갑인 막내까지 직업도 나이도 다른 네 가구 다섯 명이 우연한 계기로 제주에 '미로헌(美老軒)'으로 이름을 붙인 집을 짓고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주문화예술재단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낸 저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런 질문과 마주했다. '피할 수 없는 노년의 강을 여럿이 서로 의지하며 건널 수는 없을까?' 그 대답은 독거 대신 동거였다.

'미로헌'에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4개의 독립 공간 외에 대형 식탁이 있는 주방, 취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살롱이 자리했다. 공유 공간에선 동거인들의 일상과 동선이 겹치고 포개지거나 스며든다. 개인의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공유 공간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서로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나누고 돌본다.

"인생에서 가장 대담한 선택을 했다"는 저자는 '미로헌'의 나날에 대해 "서로 삐걱거릴 때도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손을 보태고 때로는 질긴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어 간다"고 적었다. '미로헌'은 '사람도 집도 아름답게 나이 들어 가는 집'이란 뜻이라고 했다. 대화하고 배려하며 생각과 관계의 근육을 키우려는 '미로헌'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오는 31일에는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출판 기념 북토크가 열린다. 오후 4시 제주문학관 4층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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